나의 디자인 이야기 : 두 번째

2010년대에는

새로운 세대의 신진 교육자분들이 노력한 결과, 학교와 밖을 막론하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열렸다.
나의 뒷 세대들은 굳이 외국으로 떠나지 않아도 새로운 환경에서 얻는 통찰, 탄탄한 조형적 기본기와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고 세계 무대를 누빌 것이다. 내가 처음 디자인을 배우던 시절, 과도기에서 성숙기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며 얻는 경험은 나에게 디자이너로서 더 단단한 의식을 가지게 했다.

이제는 친구, 동료들과 했던 욕(?)은 더 잘하고 싶은 열정이자 추억이 되었다.

지금은 이미 나보다 수준이 뛰어난 상태로 시작하는 어린 학부 학생들에 감탄하면서도 도태되지 않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한다.

 


2011년은 Steve Jobs가 살아있었다.

2012년 상일의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iphone 4를 처음 사용했다.
세계적인 네덜란드의 업사이클 디자이너 Piet Hein Eek가 학교를 찾아와 강연을 들었다. 

디자인 다큐멘터리 영화 'Objectifed'를 봤을때 큰 공감을 했다.

IDEO를 접했다. 그들은 인간 중심 디자인 툴킷(Human-centered design toolkit)을 개발했고 'Design thinking'(디자인적 사고)라는 것을 전파하고 있었다. 실제로 디자인을 이용하여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치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멋진 사람들이었다.
 

2014년 10월 졸업 전시회를 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인 생애 첫 전시회를 가족들이 함께 해줬다.

 그 기간에 서태지가 7년만에 새로운 노래를 발표했다.
졸업 전시회 수업차 과천 국립현대박물관에서 본 전시 'THE FUTURE IS NOW'. 

어느새 우리가 미래라고 일컫던 많은 것들이 상용화되어 있었고 더 이상 미래가 아니었다.

미디어에서 IDEO의 창립자인 David Kelley가 세운 스탠포드 D 스쿨에서 'Design thinking'을 배우는 것이 인기라는 기사가 보도되는 시대가 되어 있었다.

김00교수님이 졸업 작품을 지도해 주실 때 내 EASY HUB 쉬운 허브를 보시고 nendo가 떠오른다고 하셨다. nendo는 자유로운 생각을 선입견없이 오브젝트에 투영하는 것과 디자인의 시각적인 느낌이 나와 닮아 있었다. 다만 나는 나의 고정관념의 틀을 계속 깨고 새로운 틀을 만들기를 거듭하면서 디자인을 해야한다. 난 늘 자신이라고 디자인된 틀과 싸워야만 한다. 넨도는 거기에서 자유로워 보여서 부러웠다.

 

2015년

사회의 일원이자 배운 사람으로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가족, 동료, 후배, 자식과 어떤 삶을 살고 좋은 영향과 본보기를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날이 멀지 만은 않다는 것을 느꼈다.

 

2016년 2월, 학부 졸업을 했다. 

평소 늘 존경하던 홍00 교수님은 늘 '혁신에는 늘 확고한 주장(고집)과 신념, 철학이 있다'라고 말씀하셨고 '가치'에 관해 열정적인 가르침을 주셨다.

그 분의 가르침은 진짜 디자인이었고 디자이너가 되는데 기본 밑거름이 됐다. 그는 '진짜 교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나와 그를 존경하는 수 많은 제자들에게 영원한 교수님이다. 그 분의 박사 논문은 10년이 지난 후 나에게 읽혀졌다. 그의 제자인 김00 교수님은 '진보적인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비전'을 몸소 활동으로, 강의실에서는 강의로 보여주었고 롤모델이 되었다. 그 분의 활동은 이정표가 되었다. 앞으로 나의 디자인 삶에 많은 영감과 화두를 던졌다. 그 분의 95년 석사논문은 21년이 지난 후 나에게 읽혀졌다. 학교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어린 시절 열심이였던 나를 뒤로 한 채, 이제는 그때는 크게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교수님들의 교육, 그리고 다양한 재능과 개성을 지진 여러 잠재력있는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얻은 소소한 경험들이 나를 이렇게 크게 성장시켰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이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Tesla 열풍이 불었고 Space X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IDEO의 창립자 Tom Kelley의 'creative confidence'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는데 책을 읽지 않았는데 제목만 본 순간 큰 공감을 했다. 어쩌면 한 사람이 그가 가진 능력을 뛰어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지능보다는 의지나 열정, 인내, 좋은 태도, 깊이있는 사고가 열쇠가 아닌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droog는 내가 되고 싶은 디자이너의 모습에 영감을 준다.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스치듯이 별 생각없이 접했다. 
처음 디자인을 공부할 때 부터 신선해서 늘 뇌리에 남았던 디자인들이 알고보니 droog의 디자인이었다.​

 
2016년 9월 3일,


10년전부터 지켜봐왔던 디자인하는 사람들, 대학동료들이 멋진 무엇이 돼있거나 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10년전 부터 쭉 해왔던 나의 기록 속에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가 점점 가깝게 마주하여 대화하기 시작했다. 10년전 뜨거웠고 고민이 많았던 어린 '나'와 멋진 그들을 보며 자극을 받고 열심히 한다.

10년이라는 쉽지 않았던 세월이 순식간에 흘렀다. 10년 전 2007년 3월 2일 디자인을 처음 시작했고 첫 강의에서 첫 숙제를 받았다. 
과거와 현재는 서로 호흡한다. 과거와 미래는 서로 이어져 있는 약속이다. 항상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가르쳐왔고,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에게 제시를 해준다. 또한 미래의 나는 다시금 그때의 나를 찾게 될 것이다. 

'현재의 나'가 기록을 함으로서 '과거의 나'는 '미래의 나'를 가르친다.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헤아리려 고민한다.

2017년 9월.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서 '난 알아요' 춤을 추는 서태지를 다시 만났다. 

9월에는 LONDON DESIGN FESTIVAL 2017, 12월에는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2017에 참여했다.

런던에서 skandium의 창립자 Christina Schmidt를 만났고 나는 지금 그녀를 My London boss라 부른다.

네덜란드에서는 5년만에 Piet Hein Eek를 다시 만났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참으며 쉼없이 달렸다. 그 동안 반쯤 미쳐있었을까. 

이제 겨우 인생의 한 페이지가 넘어간 것 같다. 이제 세번째 페이지 차례다.